북한산국립공원의 식물상
한반도의 식물구계구분에 의하면 북한산은 중부아구에 속한다. 중부아구는 한반도의 6개 아구중 특산식물의 비율이 가장 높은 아구이다. 북한산의 자생식물의 특징은 남방계 식물은 거의 없고 북방계 식물의 비중도 매우 적다는 점이다. 이같은 특징은 같은 중부아구인 금강산과 설악산은 태백산맥을 따라 북방계식물들이 많이 남하해 많은 북방계 식물들의 남한계선을 이루는 점과 다른 특징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북한산은 남방계 식물들을 거의 볼 수 없으며 북방계 식물들도 매우 드물게 분포하는 전형적인 중부아구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
북한산의 자생식물은 정태현ㆍ이우철(1962, 성균관대학교논문집 제7권), 이은복(1989, 학술원논문집 제28집)등에 의해 조사된 바 있다. 하은식물연구회에서 본 어플리케이션을 만들면서 추가한 종들을 포함하여 북한산국립공원에는 100과 280속 372종 1아종 50변종 5품종 총 428분류군이 있는 것으로 정리하였다. 그러나 국립공원관리공단의 2010년 모니터링 자료에 의하면 546종 1아종 78변종 10품종으로 총 635 분류군이 서식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어 많은 차이가 있다. 이에 정확한 사진자료 및 실물표본 확보를 통한 북한산 식물상의 재검토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북한산국립공원의 계절별 식물상
1) 북한산국립공원의 봄꽃
북한산에 봄기운이 돌면 물오리나무와 개암나무가 봄을 알린다. 능선부위와 북사면에는 노루귀가 가장 먼저 보이고, 봄이 깊어지면 북한산은 노랑제비꽃과 생강나무 꽃으로 노랗게 물들일 정도로 이들 식물이 많이 분포하고 있다. 북한산은 노랑제비꽃 이외에 남산제비꽃, 고깔제비꽃, 알록제비꽃, 서울제비꽃 등 다양한 제비꽃과 식물들이 분포하고 있다. 4월이면 한국특산식물이며 북한산의 얼굴인 옅은 자색의 처녀치마와 적갈색의 서울족도리풀을 계곡에서 만날 수 있다. 그 외 진달래, 철쭉, 애기나리, 큰개별꽃, 산괴불주머니, 신갈나무, 팥배나무 등을 쉽게 볼 수 있고, 계곡의 바위틈에는 하얀 돌단풍 꽃을 발견할 수 있다.
2) 북한산국립공원의 여름꽃
북한산이 짙은 녹색으로 녹음이 짙어지면 높은 지역의 숲속이나 바위틈에 한국특산식물인 노란색의 금마타리가 꽃을 피운다. 또한 지표면 가까이에서 보라색의 땅비싸리와 흰색의 큰까치수영이 꽃을 피우며, 나무들 사이에 누리장나무, 함박꽃나무, 산딸나무, 층층나무가 눈에 띄게 된다.
3) 북한산국립공원의 가을꽃
북한산은 가을이 되면 당단풍에 의해 환상적으로 붉게 물들이는데, 이때 지표면에 가까이에 자색의 꽃향유가 만발한다. 산정상의 바위틈에는 자주꿩의다리가 피며, 드물게 숲속에서 산부추와 투구꽃 등을 만날 수 있다. 또한 가을에는 보라색의 작살나무 열매와 감청색의 누리장나무 열매가 유난히 탐방객의 눈길을 끈다.
남방계 및 북방계 식물
남방계 식물은 남쪽의 따뜻한 기후에 서식하는 식물들을 말하는데, 북한산에서는 남방계 식물(마삭줄, 계요등, 큰천남성 등 일부 중부 지방에 나타나는)들을 관찰할 수 없다. 북방계 식물은 북쪽의 추운지방에서 서식하는 식물들을 말하는데, 태백산맥처럼 고산을 따라 남하하여 분포의 남한계를 이루는 것들로 시닥나무, 금마타리, 돌단풍, 병조희풀, 참배암차즈기, 사창분취가 있다.
북한산국립공원의 특정 식물들
1) 천연기념물 및 깃대종
천연기념물(monument of nature)로서 북한산국립공원에 분포하는 종은 없다. 깃대종은 특정지역의 생태ㆍ지리ㆍ문화적 특성을 반영하는 상징적인 야생 동ㆍ식물을 가리키며, 북한산의 깃대종은 산개나리(Forsythia saxatilis (Nakai) Nakai)로 지정되어 있는데, 종 내에는 원변종인 F. saxatilis var. saxatilis와 함께 F. saxatilis var. lanceolata S. Lee (긴산개나리), F. saxitilis var. pilosa S. Lee (털산개나리)가 알려져 있다. 현재 잎이 난형이고 꽃이 황백색인 원변종은 북한산에서 사라져 더이상 자생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되며 잎이 장타원형 또는 피침형이고 황백색이고 꽃이 황백색인 긴산개나리와 잎 뒷면의 맥간에 털이 있고 꽃이 황색인 털산개나리만 발견되고 있다.
2) 희귀 및 멸종위기식물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동식물(endangered plants) 1급 8종과 2급 56종중 2급인 미선나무 한 종이 북한산에 분포하고 있다. 미선나무는 그동안 충청북도 괴산과 진천 주변에서만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던 한국의 특산속 식물이다. 미선나무 자생지가 북한산 남서사면인 경기도 고양시 신도읍 효자리 근처에서 1982년에 발견되었으나, 발견당시 이곳에 몇 개체의 미선나무가 자라고 있어 자생지인지 재배종이 야생으로 번진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또한 북한산의 희귀식물(rare plants)은 산림청이 1997년에 선정한 217종 중 미선나무, 산개나리, 금마타리, 나도개감채, 정향나무, 태백제비꽃 6종이 포함된다. 이중 긴산개나리는 한반도에서 북한산에만 국지적으로 적은 개체가 자생하고 있어 조만간에 환경부의 멸종위기식물에 포함되어 법적으로 보전해야 할 것이다.
3) 한국 특산식물
한국의 특산식물(Korean endemic plants)은 한반도의 자연환경에서 적응진화 해온 세계적으로 한국에만 분포하는 유일하고도 독특한 식물로 한국만이 가지고 있는 귀중한 유전자원이다. 북한산에 분포하는 한국의 특산식물은 긴산개나리, 금마타리, 서울족도리풀, 처녀치마, 서울제비꽃, 고려엉겅퀴, 털중나리, 참배암차즈기, 사창분취, 병꽃나무, 오동나무가 있다.
북한산국립공원의 귀화식물
귀화식물(naturalized plants)은 외국에서 들어와 인위적인 도움 없이 스스로 번식하고 자라고 있는 식물을 말한다. 흔히 귀화식물은 전파력이 높고 조악한 환경에서도 잘 자람으로 흔히 자생식물(native plants)보다 더 잘 자라 자생식물들의 자리를 점유하는 경우가 많다. 북한산에는 사방오리나무, 아까시나무, 중국굴피나무, 돼지풀, 단풍잎돼지풀, 비자루국화, 붉은서나물, 개망초 등의 귀화식물이 있으며, 밤나무, 바위취 등이 식재되어 있다.